괘사

규(睽)는 소사(小事)에 길(吉)하니라. (규는 작은 일에 길하니라.)

【睽】괘는 불이 위로 타오르고 못이 아래로 흐르는 형상으로, 서로背背하는 이질성과 소통의 단절을 상징합니다. 현대 사회에서 이는 개인의 가치관이나 목표가 타인과 충돌하여 소외감을 느끼는 시기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제적인 통합이나 무리한 큰일을 추진하는 것은 독이 됩니다.

'소사길(小事吉)'은 작은 일에 길함이 있다는 뜻으로, 대립의 상황에서는 거창한 비전보다 사소한 타협과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임을 시사합니다. 심리적으로 불화를 겪을 때는 자신의 논리를 관철하기보다 상대방의 차이를 인정하며, 작은 약속이나 대화를 통해 신뢰를 점진적으로 회복해야 합니다. 이 괘의 핵심은 '동이(同異)', 즉 다름 속에서 공존의 길을 찾는 지혜입니다. 대립을 파국이 아닌 서로를 돌아보고 결핍을 보완하는 기회로 삼으십시오. 세밀한 배려와 인내만이 단절된 관계를 다시 이어주는 유일한 다리가 될 것입니다.

괘체

초구

회망(悔亡)하니 상마물축(喪馬勿逐)이라도 자복(自復)하리며 견악인(見惡人)이면 무구(無咎)리라. (후회가 없어지니 잃어버린 말을 쫓지 않아도 스스로 돌아올 것이며, 악한 사람을 보면 허물이 없으리라.)

구이

우주우항(遇主于巷)이면 무구(無咎)니라. (주인을 골목에서 만나니 허물이 없느니라.)

육삼

견거예(見輿曳)하며 기우체(其牛掣)하며 기인천차의(其人天且劓)니 무초유종(無初有終)이리라. (수레가 끌리고 소가 가로막히며 그 사람이 이마에 문신을 새기고 코를 베이는 것을 봄이니, 처음은 없으나 나중은 있으리라.)

구사

규고(睽孤)하여 우원부(遇元夫)하여 교부(交孚)면 려(厲)나 무구(無咎)리라. (어긋나고 외로워 으뜸가는 사람을 만나 서로 믿으면 위태로우나 허물이 없으리라.)

육오

회망(悔亡)하니 궐종서부(厥宗噬膚)니 왕(往)하면 하구(何咎)리오. (후회가 없어지니 그 종족이 살을 씹듯 쉽게 화합하니 가면 무슨 허물이 있으리오.)

상구

규고(睽孤)하여 견시부도(見豕負塗)하며 재귀일거(載鬼一車)라 선장지호(先張之弧)하고 후설지호(後說之弧)니 비구(匪寇)라 혼구(婚媾)니 왕우우즉길(往遇雨則吉)하리라. (어긋나고 외로워 돼지가 진흙을 짊어진 것을 보며 귀신을 한 수레 싣고 가는 것을 봄이라. 먼저는 활을 당겼다가 나중에는 활을 푸니 도적이 아니라 혼인하려는 것이니 가서 비를 만나면 길하리라.)